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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역주행 보행자 사망사고, 운전자 무죄…판결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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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05-27 09:25 조회44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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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해당 도로는 실질적인 자동차전용도로"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자동차전용도로와 유사한 환경을 달리는 운전자에게 사람이 역주행해 달려오는 것까지 예견하며 운전해야할 의무는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법 형사4단독 서근찬 부장판사는 최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A(64)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제주 시내 한 교차로에서 맞은 편에서 달려오는 피해자 B(사망당시 55세·여)씨를 운행 중이던 자신의 차량으로 충격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고 당시 B씨는 일행과 함께 도로를 거슬러 달리며 마라톤 연습을 하고 있었다.

재판에서 A씨는 무죄를 주장해왔다. 보행자를 발견하기 어려운 도로에서 피해자가 뛰어올 것을 예상할 수 없었고, 방향 전환을 위해 속도를 줄이는 등 주의의무를 기울였지만 충돌 직전까지 피해자를 발견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현장조사까지 진행한 법원은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해당 도로가 자동차전용도로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제주도 내에서는 실질적으로 전용도로로 운용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

법원은 "(피고인에게)역주행으로 마라톤 연습을 하면서 달려오고 있을 것까지 예상해 속도를 대폭 줄여 운전하거나 사람이 나타나는 경우 즉시 급정지하는 등의 조치로 충돌을 피해야 할 의무까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동차전용도로에서 무단횡당을 하는 사람에 대한 교통사고에서 운전자의 형사책임을 일반적으로 부정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볼 때 이 사건은 무단횡단보다 더 피하기 어려운 마라톤 연습을 하며 역주행하는 사람에 대한 교통사고인 점이 고려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판결 후 유족 측은 입장문을 내고 반발했다.

일명 '애조로'로 불리는 해당도로가 관련 법령 및 행정상 자동차전용도로로 고시된 바 없어 재판부의 판단을 인정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유족 측은 "실제 애조로는 육지부 고속도로처럼 자동차전용도로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면서 "보행자의 통행을 금지하는 안내판도 없으며, 당연히 관련 단속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횡단보도와 교통섬 등 보행자 안전 시설물이 설치돼 있는 점도 자동차전용도로와는 거리가 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족 측은 "도로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행정당국이 자동차전용도로로 지정 고시하지 않은 도로를 사법부가 유사한 환경, 혹은 실질적으로 자동차전용도로로 운영되고 있다고 보는 것은 지나치게 자의적인 판단이다"고도 했다.

유족 측은 항소심을 통해 법원의 재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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